“한국 기업, ‘스텔스’ 개발”…국방부 알고도 모른 척?


적의 지상 방공망이나 항공기 또는 함정의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현상, 즉 스텔스입니다. 스텔스 물질을 전투기나 전함에 입히면 적 레이더가 탐지하지 못합니다. 레이더가 무력화된 적은 눈 뜬 장님이 되고 아군 전투기, 전함은 적진을 마음껏 유린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군사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일반화된 스텔스의 개념입니다.

개념은 우리나라에서 일반화됐지만 기술은 먼 나라 얘기로 알고 있습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 F-X도 스텔스 기능을 강조하다 보니 록히드 마틴의 F-35A가 선정됐듯이 스텔스는 방산 선진국들이나 갖고 있는 고급 기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그들만이 스텔스 기술을 갖고 있을까요? 언제 시작될지 모르지만 우리 공군의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 KF-X도 스텔스 전투기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인데 스텔스 기술은 외국산을 빌려 와야만 할까요?

 

● “코니 인터내셔널, 스텔스 기술 개발”

 

해외 유명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가 이달 초 “한국의 기업이 광대역 레이더 흡수 물질을 개발했다”는 기사를 주요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레이더 흡수 물질, 즉 스텔스 물질을 우리 기업이 만들었다는 겁니다. 보도된 기업은 인천에 있는 코니 인터내셔널입니다. 1986년에 세워진 코니는 마이크로웨이브 흡수 물질을 개발해왔고 80년대 말에는 우리 해군에 선박 전자파 간섭 현상을 방지하는 레이더 흡수 물질을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코니의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해군 전함이 미국 록히드 마틴이 제작한 것이어서 록히드 마틴측도 코니의 스텔스 기술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92년엔 중동의 한 나라와 스텔스 물질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코니의 스텔스 기술은 한국해양대와 부산대,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등이 입증했습니다. 해양대는 지난해 11월 코니의 스텔스 물질의 레이더 흡수율이 98%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이 회사 최재철 회장은 “코니의 스텔스는 전투기와 전함 모두에 적용 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한국형 차기 전투기 개발사업인 KF-X 프로젝트에 국산 스텔스 기술이 적용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KF-X는 F-16급의 국산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입니다.

 

● 한국형 스텔스 기술, 구현은 외국에서?

 

그런데 코니의 스텔스 기술은 우리 무기체계에 제대로 적용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코니가 우리 해군이 도입한 록히드 마틴 전함에 스텔스 기능을 손봐준 적이 한번 있기는 합니다. 군 당국은 우리 군의 스텔스 기준을 확립하는데도 코니의 기술을 차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뿐입니다. 정부는 국방 기준도 코니가 주도해 작성했음을 분명히 하지 않았고 이후 기술개발을 장려하지도 않았으며 일감도 주지 않았습니다. 코니는 방산업체 자격도 반납해버렸습니다. 코니의 최재철 회장은 이제 외국 방산업체와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태로는 한국산 스텔스 기술이 우리나라에서는 구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야무진 방산 중소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자주 겪는 일입니다. 기껏 기술개발해서 국방부 일 해주고 나면 팽 당하기 일쑤입니다. 방산 중소기업들은 기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하고 푼돈이나 챙기고 뒤돌아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푼돈이라도 받아내면 그나마 다행이지요. 제가 아는 어떤 과학자는 수십억원 어치의 일을 해주고 돈을 못받았습니다. 국방부 시설본부 간부들, 제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아실 겁니다. 정부가 개인에게 일 시키고 돈은 엉뚱한 데로 흘려 보냈지요. 깡패나 할 짓을 정부가 한 것입니다. 군 당국의 이런 무책임 때문에 엄청난 군사기밀이 시중에 나돌고 있습니다. 조만간 이 취재파일 코너를 빌어서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반면에 대기업들에게는 특별한 기술을 개발해내지 못했는데도 너그럽습니다. 군 당국 뿐 아니라 군 출신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외국 기술을 그대로 들여와 반쪽 국산 장비를 만들려는 대기업을 비호합니다. 이 악물고 국산화 시도하는 중소기업들은 늘 찬밥 신세입니다. 대한민국 군의 현실입니다.